#일본에서 탄 고속버스
이른 아침 나가사키를 가기 위해서 서둘러 나왔다.
버스 시간이 약간 남아서 구경을 좀 하다가 친구가 탑승장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를 한잔 사왔다.
근데 순간 실수로 바닥에 떨궈서 쏟게 됐는데 스타벅스 점원이 뛰어나와 연신 스미마셍을 외친다.
그리고 바닥을 닦아주고 새로운 커피를 다시 만들어서 가져다 준다. 이렇게 친절할 수가 있나 싶었다.
무튼 기분 좋은 에피소드를 하나 안고 우리는 고속버스에 탑승한다. 나가사키 까지는 약 2시간 정도 소요가 된다.
2시간여를 달리는 내내 경치 감상을 하느라 잠도 안자고 시간 가는줄도 몰랐다.
하늘색과 구름이 정말 예술이었다.
#노면 전차 트램
나가사키에 도착을 하고 첫번째 일정은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라는 사해루에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노면전차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중간에 환승을 잘못해서 왔던 곳으로 되돌아 가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 해프닝 덕분에 우리는 3대 나가사키 카스테라는 분메이도 본점을 가게 됐다. 연유는 이렇다.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보니까 왔던길을 되돌아 가고 있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그래서 황급하게 내렸는데
내린 곳이 바로 분메이도 본점 앞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또 이것은 하늘의 계시다. 꼭 먹어보자라며 분메이도 본점을 들어가게 된 것이다.
나가사키 짬뽕을 먹으러 가는 길이어서 우리는 한조각씩만 사먹었는데 먹고가도 되냐고 물으니
자리를 내어주고 시원한 말차까지 내어준다. 알고보니 원래 먹고 가는 것은 안되는 곳이라고 한다.
별도로 먹고 가는 장소도 없기도 하고
아무튼 여기서도 친절함을 경험하고 맛있게 카스테라 한조각을 먹고 우리는 사해루로 이동을 한다.
참고로 트램은 나가사키 기차역 역무실에서 500엔에 일일 이용권을 예매할 수 있다.
#원조 나가사키 짬뽕과 공중정원
사해루는 중국사람이 건너와서 최초로 일본식으로 만든 짬뽕.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집이다.
정말 유명한집이어서 그런지 대기 손님이 많았다.
일단 대기자에 명단을 올렸는데 올리고 나서 곧 손님을 더이상 받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브레이크 타임이 있기 때문에 일정 대기까지만 손님을 받은 것이었다.
만약에 30분만 늦게 왔더라면 못먹을 뻔했다.
30분 가량 대기를 하고 착석을 했고 우리는 나가사키 짬봉 4개와 사라우동을 주문했다.
사라우동은 참깨 드레싱 같은 고소한 맛에 국물이 없는 하얀 비빔우동인데 정말 맛있었다.
이 또한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정말 말그대로 흡입을 하고 나니
나가사키 짬뽕이 나왔다.
나가사키 짬뽕은 한국에서 먹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는데 일본 라멘처럼 진한 국물과 면발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얼핏 보면 일본 라멘 같은데 일본 라멘과는 또다른 음식인 것은 분명하다.
정말 맛있게 먹었기때문에 나중에 나가사키에 간다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고 조갈비와 투톱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우리가 이동한 곳은 바로 옆에 있는 공중 정원이었다.
높은 위치에 옛날 일본 전통 건축 방식으로 지은 건축물들과 정원이 꾸며져 있는 곳이다.
친구 두명은 더워서 못움직이겠다고 아래서 기다리고 친구 한명과 함께 올라가 봤다.
근데 입장료도 있고 위에 그늘이 없는 것을 생각해서 초입까지만 올라가고 다시 내려왔다.
정원 내부를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가는 길도 아름다웠던 곳이었다.
#하마노마치 아케이드
다음으로 간 곳은 명동같은 쇼핑 명소로 살만한 기념품이 더 없을까 해서 가본 곳이다.
이곳은 천장이 다 덮어져 있어서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친구들과 각자 흩어져서 쇼핑을 하고 잠시 후 모이기로 해서 나는 일단 이곳에 있는 다이소를 갔다.
텐진에 있는 다이소보다 깔끔하고 규모도 있어서 구경삼아 들어가 본건데
일본 특유의 소품들이 가득해서 한참 구경하다 도자기로 된 토끼, 코끼리 저금통을 하나씩 샀다.
그리고 다른 상점들도 살짝 구경을 하다 특별히 사고 싶은게 없어 눈에 보이는 도토루 커피를 들어갔다.
이번에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크림을 둠뿍 넣어서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도 이곳으로 모이고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이동을 하게 된다.
참고로 이곳에도 돈키호테가 있다.
#일본 3대 야경 이나사야마 전망대
다음 행선지는 일본 3대 야경이라고 알려진 이나사야마 전망대였다.
다시 노면전차를 타고 버스 환승을 한번 해서 전망대 올라가는 길까지 갈 수 있었다.
전망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게 되는데 이 케이블카 타는 곳을 찾는게 어려웠다.
한참 헤매다가 현지인이 알려줘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제법 가격대가 있었떤 케이블카를 왕복으로 예매하고 올라간 시간은 차츰 어둑어둑 해질때 무렵이었다.
우리는 하나둘 불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3대 야경의 멋진 모습을 상상하며 올라갔다.
정상 전망대에 금새 도착을 해서 우리는 저녁도 먹고 야경 구경도 할겸 전망대 젤 위에 있는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일본 커리와 돈까스 등을 주문하고 빠질 수 없는 나마비루를 주문해서 배룰 채우고 (여기는 맛이 그저 그랬다.)
빨리 어두워지길 기다렸다. 그런데 채 어두워지기 전에 비가 시작이 되서 제대로 구경을 못하고 우리는 서둘러서 내려오게 된다.
그리고 예정보다 빨리 후쿠오카행 버스를 타기 위해 나가사키 터미널로 이동을 했다.
나가사키 터미널에서는 일본 시바견을 만났는데 굉장히 귀여우면서 멋있었다.
잠시 시바견과 놀아주고 사진도 찍고 한시간 정도 빠른 시간에 기사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버스에 탑승.
우리는 후코오카 숙소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다들 기절 숙면을 했다.
#다시 한번 꼬치구이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마지막 밤을 이대로 보낼 수 없기에
한국 사람들이 없는 로컬한 맛집을 찾기 위해서 거리에 나갔다.
진짜 검색 1도 없이 무작정 찾아서 끌리는 곳을 들어가기로 했는데 한참을 찾다가 들어간 곳은
꼬치구이집이었다.
굉장히 작고 붐비지 않아서 택한 곳이었는데 역시나 주문을 위해서 메뉴를 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우리가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소, 돼지, 닭 정도.
그런데 여기 아르바이트 직원이 저 한국말 할줄 알아요. 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왔고 주문을 도와줬다.
알고보니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잠시 했다고 한다.
도움을 받아서 수월하게 주문을 할 수 있었는데 이날 가장 인상에 남았던 메뉴는 염통이었다.
한국에서 먹던 염통과는 상상할 수 없게 달랐다.
염통은 다들 알듯이 닭 심장인데 심장 그 모양 그대로 형태를 유지한채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약간의 핏기마저 감돌았던 염통이었는데 이걸 어떻게 먹나 싶었지만 한국에서는 이런거 못먹겠지란
생각으로 용기있게 먹었는데 식감도 좋고 맛도 괜찮았다.
대체적으로 꼬치구이들이 다 신선하고 맛있어서 여기도 다음에 오면 꼭 다시 올 곳이라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또 이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 소주다.
일정 내내 나마비루를 먹느라 여행 경비에 반절은 쓴 것 같아서 오늘은 딱 한잔만 맥주로 하고 일본 소주를 주문해 봤는데
이벤트를 해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가 있었다.
사케와 유사한 맛이 나지만 깊이는 좀 덜했으나 한국 소주보다 개인적으로 좋았다.
알콜 향이 좀더 덜해서 목넘김이 좋다고 해야할까.
다음에 가면 나마비루는 적당히 먹고 일본 소주를 공략해야겠다.
#숙소에서 마무리
마지막 밤이기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간단한 안주 거리와 캔맥주를 샀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 대한 이야기와 같이 찍은 사진들을 보며 이야기 꽃을 피우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하카역
숙소에서 퇴실을 하고 비행기 시간이 많이 남은 관계로 하카타역 캐비넷에 짐을 보관하고 하카타역 바로 옆에 있는 한큐 백화점을 가보기로 한다.
우리는 하카타역 까지 도보로 이동을 했는데 절대 비추한다. 꼭 버스를 타자.
미친듯이 뜨거운 태양아래서 도보로 이동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다시오면 절대 무조건 버스를 탈 것이다.
하카타역에서 캐비넷을 찾는데 한참을 헤맸고 어렵사리 짐을 보관할 수 있었다.
도보로 이동이 너무 힘들어서 지쳤기때문에 우리는 일단 카페에 가서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어느덧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서 맛집을 찾다가 포기하고 한큐 백화점 지하 식당가로 내려가 봤다.
우리는 마지막 날이니 오늘 만큼은 각자가 먹고 싶은 것을 먹기로 했다.
나는 여행 경비도 모두 소진을 했기 때문에 간단한 것을 먹으려고 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맛있는게 먹고 싶었다.
그래서 카드를 사용하기로 하고 메뉴가 일치했던 친구 한명과 함께 모츠나베를 먹으러 들어갔다.
#일본식 곱창 전골 모츠나베
일본 여행 코스를 찾으면 꼭 나왔던 것 먹거리 중 하나가 모츠나베였다.
그래서 안먹어 보면 또 서운할 것 같아서 먹게 됐는데 1인씩 깔끔하게 나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맛도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너무나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일본은 대체 맛있는게 왜 이렇게 많은 것인지.
한국 곱창 전골과는 다르게 뽀얀 국물에 진하고도 담백하고도 깊은 맛.
여기도 다시 간다면 또 먹으러 갈만한 곳이었다.
나베를 시키면 면사리도 같이 나오는데 어느정도 먹다가 면사리를 넣어서 먹으면 별미중 별미다.
여기서는 밥도 먹고 면사리도 먹고 배가 터지게 먹고 나왔다.
정말 맛있게 다먹고 카드로 계산을 했는데 수수료가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서 일본에 올때 꼭 환전을 하지 않고
카드 사용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일본 디저트 100엔 크레페
밥을 먹고 한큐 백화점을 한바퀴 둘러봤는데 1층에 손수건 매장이 초인기였다.
가격이 상당하 저렴하기도 했고 브랜드 손수건이라서 선물용으로 인기 만점이었다.
친구가 쇼핑하는 것을 구경하다 힘들어서 3층인가 4층 소파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는 일본에 오면 디저트는 꼭 먹어봐야지라는 생각에 다시 지하 식당가로 내려갔다.
여기서 사먹은게 100엔 크레페다.
크레페 모든 종류가 100엔인데 사이즈가 크지는 않지만 슈크림, 생크림등이 안에 가득채운 크레페였다.
생각보다 엄청 맛있다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본이 디저트 강자인 이유는 충분히 설명이 되는 맛이었다.
#한국으로
이제 일본 일정을 마무리할 시간이 됐다.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 공항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고 탑승 시간을 기다리며
남은 엔화를 모두 소진하게 위해서 편의점 커피, 삼각김밥 등을 사먹었다.
진짜 알차게 1엔도 안남기고 다 쓰고 왔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탑승했는데 좌석이 좌측이어서 서쪽으로 석양이 지는 하늘을 만날 수 있었다.
제법 늦은 시간이었지만 비행기에서 보이는 저끝 하늘에 어둠과 노을이 공존하는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멋있는 광경을 보다니 이번 여행은 참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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