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야 밥먹자

오늘은 수제비를 먹었다.


사실 이대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부근에 김치우동 맛집으로 유명한 가미 분식을 가고자 했으나 리모델링 중이라 실패.


그래서 그냥 신촌역에서 가끔 가는 수제비 맛집, 신촌수제비를 향했다.


신촌수제비는 1988년에 생긴 신촌 노포 맛집인데 역시나 맛집을 입증하듯이 오늘도 대기 줄이 있다.


그래되 회전이 빨라 금새 자리를 잡고 착석했다.


주문은 당연하게도 수제비 한그릇이다. 



주문을 하고 둘러보니 벽면에 붙어있는 오래된 사진 한장이 눈길을 끈다.


사진만 봐도 역사가 느껴지는 노포 신촌수제비다. 




조금은 야박해 보이는 단무지 2개와 빈그릇, 숟가락이 도착했다.


이 빈그릇에는 신촌수제비의 감초 깍두기를 덜어 먹는다.




직접 담그는 게 분명한 신촌수제비의 깍두기는 많이 익지 않아 새콤한은 없지만 수제비와 잘 어우러질 정도의 익힘과 식감을 보여준다.



스탠 접시에 먹을 만큼 적당량만 담아주고 한입 먹어보니 배고픔이 극에 달한다.



드디어 기다리던 수제비가 등장했다.


애호박과 당근이 고명으로 올라간 신촌수제비는 양도 푸짐하다.



소박해 보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얻게 만드는...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수제비.


흰색 반죽, 호박 껍질의 녹색, 당근의 주황색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국물은 담백하고 시원하다.


옆 자리 손님은 연신 으아, 으아를 외친다.


술한잔 하셔서 숙취가 있으신 건가.


여튼 해장으로 손색 없을 시원한 국물이다.


오래된 노포인 만큼 이 국물에도 무언가 특별한 노하우가 분명 있겠지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신촌수제비 맛집이겠지?



수제비 반죽은 쫄깃함은 약간 떨어지지만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다.


밀가루로 만든 건 역시 뭐든 맛있어.



여기다 깍두기 하나 올려서 먹으면 그야말로 수제비 도둑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너무나 가득찬 맛을 자랑하는 한그릇이 아닐 수 없다.



거의 흡입하는 수준으로 정신없이 연신 수제비 반죽을 열심히 먹는다.




근데 진짜 한그릇 양이 많긴 많아.


생각해보니 노포들은 하나같이 양이 많은 것 같다.




이번에는 단무지를 하나 올려서 먹어 보는데 음? 단무지가 수제비랑 이렇게 잘 어울렸던가?


찰떡인데?



중간쯤 먹었을 때 살짝 맛의 변화를 줘본다.


테이블에 놓여진 후추를 집어들고 살살살 뿌리고 국물 먼저 호로록.


아 역시 후추는 좋은 향신료다.



3분의 2정도 먹은 후에 다시 맛의 변화를 줘본다.


후추와 함께 테이블에 놓여져 있는 다데기를 슬쩍 풀어준다. 



얼큰 시원하게 변한 수제비로 한그릇의 여정을 마친다.


이렇세 세가지의 맛을 즐기다니 미친 가성비다.



맛있으니까 국물까지 마셔줘야지.


화려한 비주얼은 아니지만 꽉찬 맛과 든든함이 있는 신촌수제비에서의 한끼식사.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서 더 좋은 곳 신촌수제비는 오래된 노포 중에서도 수위권에 올려질만한 맛집이다.



시원한 국물과 반죽도 좋은 거기다 양까지 많은 이곳..


그리고 역사가 있어 더 좋은 이곳 신촌수제비 맛집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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